또 직장인 삶을 산다는 일 - kyle의 인생트립

직장인의 삶을 산다는 일이 이십대 중반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 일까?

한 금발 청년의 뒷모습 앞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전철이 잔상을 남기는 찰나,왠지 모르게 청년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Photo by Craig Boudreaux on Unsplash


완성되지 못한 삶에 대한 불안감이 앞을 가리워서 일까? 아니, 완성될 수는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직장에서 월급으로 나의 오늘과 내일을 지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사실 이전부터 해왔다. 나의 노동력은 무한하지 않으며, 하루가 지날수록 나의 노화는 진행되어 일의 능률이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물론 급여가 조금씩 오르긴 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노동으로부터 스트레스와 병을 얻어 지출될 증가분과 상계될 것 또한 어렴풋이 알고 있다.

흙수저 출신에 부모님이 보태줄 것도 없는 인생.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겨우 다달이 연명할 것이다. 저축으로 모이는 돈이 얼마나 될지는 몰라도 평생을 근검 절약하며 누리지 못 하며 살아 간신히 내집 마련 하나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나의 노후는 평생을 죽도록 일해 얻은 집을 담보로 한 주택연금과 국민연금이 힘겹게 지탱해주겠지. 어떻게는 삶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살아는' 질 것이다. 갓 취업을 한 나는 좀 더 희망적이어야 마땅할 테지만, 사기를 당한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탓인지 비관의 렌즈를 벗기가 어렵다.

나는 비상금의 부재에 심각한 불안을 느끼는 습성이 있다. 인생에는 예기치 못한 불우한 이벤트가 가끔 생기게 마련이다. 그리고 불우한 이벤트는 대개 목돈이 든다. 예비대가 없다는 것은 불우한 인생의 이벤트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고, 이는 파산의 불안감으로 나를 내몬다.

미래를 위해 직장 생활 외의 노력을 들여 두번째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여러 책을 읽어 알고 있지만, 퇴근 후 피로가 다른 일을 방해한다. 또 내가 만들고 있는 이 파이프라인이 제대로 기능할지, 그저 헛수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지속하기가 어렵다. 해야하는 것은 알지만, 그리고 딱히 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알지만 하기가 싫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 과정의 끝에 성공이 있을거란 확신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버겁고 무겁게 느껴진다. 포기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 잔혹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도 두렵다. 누군가 미래의 내 모습을 보고 와서 성공의 옳은 길로 인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다면 불안하지 않을테지만, 인생에 확실하게 보장된 행복이나 수입은 없다는 걸 잘 안다.

새로운 시작의 어귀에서 나는 가장 위태로운 정서로 하루를 버텨나간다. 오늘이 행복할 수 없는데, 내일은 행복할 수 있을까? 단순하고 무식하게 살고 싶다. 걱정없이 행동부터 지르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스스로가 답답하다.

나의 직장인 삶은 이렇게 두번째 페이즈를 맞이하였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