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회고록] 행정병이 좋은 n가지 이유 총론 - kyle의 인생트립

지난 글에 이어서 행정병이 갖는 장점에 대해 적어보려한다. 물론 여기서의 행정병이란 육군에서 주특기번호까지 완벽하게 일치하는 진성 행정병을 일컫는다. (일반 보병으로 입대해서 자대에서 행보관에게 간택당한 중대 내 행정계원 따위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각설하고 이들 진성 행정병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참모부 계원의 품격

군대에는 모름지기 계급이라는 것이 있고, 이 계급이 곧 군 명령체계의 근간이므로 부대에서도 비교적 높은 계급을 보필하고 섬기는 군생활이 떡고물이라도 하나 더 있다. 그렇다, 팔은 안으로 굽게 되어있는 것이다.

보직 티오가 한정적이며, 그마저도 점차 줄이는 가운데 구태여 주특기번호를 가진 행정병을 일반 보병으로 쓰며 막 굴리는 곳은 드물다. 즉, 일과가 명확하게 정해진 전문직스러운 군생활이 가능하다.

한정적인 사람만 하는 업무라는 것은 희소성이 뒷받침된다는 이야기이고, 이 대체불가능성이 특권을 만든다.

고위 간부와의 긴밀한 교류

앞서 언급한 참모부계원으로서의 삶이 시작되었다면, 해당 부서의 상관들뿐만 아니라 타부서의 간부들과도 친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업무가 서로 연결된 지점들이 있으며, 그것이 어느조직이든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효율적이고 완만한 조직 운영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알게 모르게 잔 심부름이나 서로 협조해야 할 부분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면 안면 트고, 친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사실.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그래서 이 친분이 결과적으로 각종 군생활의 디테일한 영역에서 퀄리티의 차이를 만든다.

인접 중대 간부 및 기간병과의 관계

위와 같은 이유로 행정병에게 소위 '민원인'이라 할 수 있는 인접 중대의 간부들 및 일반 용사 그리고 하위 제대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묘한 우위를 점한다.

그들 대부분은 행정병이 속한 부서의 수장보다 계급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수적으로 수행할 임무를 빠뜨리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불만 민원은 적다고 하겠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칠 행정병의 입김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며 경계하기 때문에, 일과 조차 평화롭고 수월해진다.(사실 두려움이란 것은 실체가 모호할 때 커지는 법이니까.)

군의 행정병을 사회의 공무원에 빗대어 표현한다면 내가 경험한 행정병의 삶은 명백하게 그것의 "상위호환"이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행정병의 주특기를 부여받은 자의 전반적인 군생활 구도의 뼈대라면 다음글에서는 행정병 중에서도 가장 가성비가 좋은 보직에 대해 심층적으로 풀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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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여전히 쌀쌀하다. 간밤을 지내니 목이 칼칼한 게 나도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 모두 따뜻한 차 잘 마시고, 목 따뜻하게 보호해서 안전한 겨울 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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