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시대 유물 사용자였다. 정확하게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LG폰 사용자였다. LG폰에는 LG페이가 그리고 바꾼 삼성 휴대폰에는 삼성페이가 각각 지원된다.
그리고 어렴풋이 삼성페이 하위호환이 LG페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에 기종 교체와 함께 그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느끼게 되어 이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따라서 결제수단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이다.
왜 LG 스마트폰을 썼을까?
LG폰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나는 안드로이드 기종의 라이트 유저였다. 굳이 라인업으로 따지자면 갤럭시 A나 J시리즈 등 가성비 저가 휴대폰을 주로 이용했었다.
LG 휴대폰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게 된 약 2년여 정도 전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외쳤다.
그러면서 시기적절하게 그들의 플래그십 모델인 벨벳(스마트폰 기종 이름)에 할인이 붙어 마침 휴대폰 바꿀 주기이기도 하였고, 라이트 유저로써 그래도 플래그십 모델을 써보고 싶다는 일말의 욕망도 있어 갈아타게 되었다.
나름 만족스러웠다고나 할까? 갤럭시 A나 J 시리즈는 삼성페이가 지원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태그 해 결제하는 '페이' 시스템을 LG로 처음 경험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LG벨벳에서 S23 FE로 갈아타게 된 이유
사실 나는 기계를 얌전하게 쓰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에 휴대폰을 바꾼 이벤트는 나의 계획에 없었다.
LG 벨벳이 튼튼하기도 했고, LG가 사업은 철수했음에도 내가 이용하는 서비스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함도 없었을뿐더러 동급으로 갤럭시 라인으로 넘어온다면 이미 한물간 기종들을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한번 고급기종에 맛들리면 아래급으로 내려가기 어렵다. 그럼에도 급하게 기계를 교체하게 된 이유는 휴대폰이 박살이 났기 때문이었다.
스마트폰이라는 게 지구상에 출시 된 이후로 단 한 번도 내 기계의 액정을 깨 먹어 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휴대폰 박살이라니...(정확히는 트럭이 밟고 지나갔다.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게 남을 정도로 액정은 앞뒤로 다 깨져 실리콘 케이스가 그것의 형태를 유지시켜주고 있는 게 전부여서 차마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결국 보내줄 때가 되었음을 느끼고, 내가 이용하는 서비스 내에서 최대한 동급의 기종을 찾아보기로 했다. 삼성 갤럭시 S24 사전 구매가 핫한 시기임에도 S23 그것도 FE 모델로 확정 지었다.
이마저도 자급제폰 기계값만 무려 70만 원 이상이었다. 충격적인 지출이었지만, 설날이 코앞이라 다행으로 여기기로 했다. 나이는 서른이 넘었지만, 친척들에게 세뱃돈 삥을 뜯으면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으니까..
S23 FE 기종에는 다행히도 삼성페이가 지원이 된다. 다른 스펙도 벨벳과 큰 차이가 없고, 화면 크기도 조금 작을 뿐 거의 비슷한 그립감이었다.
삼성페이 VS LG페이
스마트폰을 교체하고 LG페이 유저에서 삼성페이 유저가 되어보니 둘의 극명한 차이를 깨닫게 되었다. 확실히 삼성페이가 더 좋다.
삼성페이 장점
- 경기도 지역화폐카드(코나)도 지원된다.
- NFC 기능이 삼성페이를 활성화하면 자동으로 켜지고, 결제를 마치면 자동으로 꺼진다.
개인적인 특성이지만, 플라스틱 실물 결제카드 한 개 정도는 케이스 뒷면에 꼭 들고 다니는 편이다. 이유는 비상시를 대비하는 것인데 혹여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된다면 연락 수단과 함께 경제력마저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자 함이다.
따라서 주로 실물카드를 교통카드 용도로 사용하게 되는 나에게 페이 서비스의 NFC 기능은 다소 번거로운 것이었다.
LG페이의 경우 결제 시마다 수동으로 조작을 하여 키고 끄고를 조작해야 했는데, 예전에 모바일 교통카드를 등록해놓은 적이 있어 의도치 않게 대중교통 환승 시 원치않는 카드로 찍히게 된다면 화남을 감수해야 했다.
삼성페이는 이를 앱차원에서 완벽히 극복했다. 앱 자체에서 권한을 부여받아 NFC 기능의 온/오프를 스스로 선택한다.
지역화폐카드를 등록할 수 있는 것도 막강하다. 지역화폐의 할인폭(물론 인센티브의 개념이지만, 편의상 할인이라고 함)은 최소 6%에서 최대 10%이기 때문에 경기도민이라면 사용을 안 할 수 없는 필수템이다.
▽지역화폐로 배달도 된다고?
LG페이의 경우 이게 지원이 안 되어 사실상 나에게는 반쪽자리 페이 서비스였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 이렇게 되면 선/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 않는 지역화폐 1장을 실물로 들고 다녀야 하는데, 이 경우 모바일 교통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난제에 부딪힌 것이다.
게다가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NFC 기능이 시원치 않았던 것인지 인식률이 떨어지는 것인지 바빠 죽겠는 시간에 두 세번씩 왔다 갔다 휙휙 휘저어야 겨우 태그가 되었던 경험을 몇 번 하니 정나미가 털려서 어느 순간부터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아무튼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여러모로 계륵같은 페이 서비스에서 확실한 상위호환인 삼성페이로 넘어오고부터 삶의 질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아직도 LG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언제가 되든 LG폰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라면 안드로이드 OS가 익숙한 사람일 테니, 사실상 선택지는 갤럭시 라인으로 넘어오는 것 외에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삼성페이 의외로 정말 편리하다. 적극 권장.